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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

< 서신 >

 

 

 

 

말주변이 없는지라 간결하고 부드럽게

적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신국에도 여러 시험이 있다지만, 

아무래도 그런 큰 규모의 시험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약관이 되기 전, 그리 가볍지 만은 않은

발걸음을 내딛는 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되지는 제가 전부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은, 

멀리서나마 짐을 덜어드리고 싶다는 점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살면서 앞으로 많은 고난이

있을텐데 벌써부터 힘들면 안되니 

(설영랑! 중요한 시험을 앞뒀다는데

그렇게 말하면 쓰나! 

아, 상선. 그치만요. 됐어, 지워지워,) 

···모쪼록 잘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부 몸에 스며 기억 날 테니까요. 

긴장은 항상 극독같은 존재이니 너무 위축되지

마시고, 그렇다고 너무 늘어져 나태하게

사고하시면 안됩니다. 이만 말 줄이겠습니다.

(우리 막내가 남을 위할 줄도 알고, 

정말 다 컸구나···. 

그러게요, 대랑. 셋째는 벌써

눈물 뚝뚝 흘리고 있어요. 

아, 삼랑. 그렇게 울...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아이고, 우리 막내가 벌써 다 컸구나!)

 

 

백호영도, 백의화랑 설영雪影 드림

 

 

 

 

뭐, 시험 본다니 적당히 무게 잡아볼까. 

처음 보는 중요하고 큰 시험이라 하지만, 

망쳤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어. 알지? 

최선을 다한 결과니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는거지. 물론 잘보면 좋지, 그렇지만 못 봐도

나쁜게 아니라는 소리야. 

나도 뭐, 모든 것을 다 잘 해낸 건 아니니까. 

동귀어진이라던가··· 뭐 그런 

(상선, 저한테만 뭐라 하실게 아니셨던 것 같습니다. 

지우세요. 

역시 이건 좀 아닌가? 지우지 뭐. 

설영랑 말씀이 다 옳으시니까요. 

그런거 아닌거 아시지 않습니까.) 

너무 부담 가지지 마. 항상 열심히 해왔잖아? 

네가 열심히 한 것은 네가 가장 잘 알고, 

너를 아낀 사람들이 가장 잘 알거야. 

너는 네 주변사람들에게 큰 발자국을 남겼으니까. 

모두 너를 위해 기도드리겠지. 

너를 위한 사람이 많아, 

그러니 혹시라도 자책할 생각 하지 말고.

(국선, 이번에 나타난 괴사건으로 드릴 말씀이··· 

진림, 조금 이따가. 지금 생각보다

멋진 말을 하고 있거든. 

네? 아, 네······. 그럼 이따 다시 오겠습니다. 

응.) 

아, 흐름 깨졌네. 어쨌든 잘 할 수 있을거야. 

모르면 세 번째를 찍으라고 설영랑이 그러던데. 

틀리면 나 말고 설영랑한테 뭐라 해. 알았지?

 

 

자하紫霞

 

 

 

 

저 또한 말 주변이 없어 짧은 글 남깁니다.

 

(아우야, 혹시 설영랑 따라하는거야? 

아, 형. 저리 좀 가. 시끄러워. 정신 사나워. 

우리 서검이는 참 매정하다니까.) 

 

네, 잘···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긴장하지 마시고, 아무리 못해서 저희 형보다야··· 

어쨌든 한 만큼 나오실 겁니다. 

열심히 하신 것 누구보다 자신이 알 테니까요. 

형식적인 말 밖에 못해드리지만, 제 진심이, 

청룡진도의 모든 사람의 진심이 다 담긴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잘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서검瑞劍, 청룡진도

 

 

 

 

유독 느린 밤입니다. 

동짓날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밤이 왜 이리 긴지. 

제가 말주변이 있는지,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부족한 솜씨로 서신 남깁니다. 

중요한 시험이라 들었습니다.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도 또 얼마나 긴장되고

힘들지 감히 예상하지 못하겠지만은, 

작은 마음으로나마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하지요. 

십 수년의 노력과 고생에 설마 보상이 없겠습니까. 

분명 걸맞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항상 그래왔으니까요.

 

(대랑, 완전 분위기 있어 보입니다. 

고맙다, 효월아.

···저쪽, 청룡진도는 분위기는 모르겠고 위기던데요. 

어허, 설영아.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했지. 

그치만, 이랑···) 

 

여하튼, 충분히 하실 수 있고, 

해내고 말 것이니까요. 

할 말은 더 많으니 이만 말 줄입니다.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괜히 마음이 어지럽혀질

있으니까요. 지금 이곳은 밤이네요. 

좋은 밤입니다.

 

 

백호영도, 백언百彦 드림

 

 

 

 

···모쪼록 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현무신도, 무원武原

(이게 끝이에요? 대랑, 진짜로? 

시끄럽다.)

 

 

 

 

긴장되시겠지요. 

말을 들은 저조차도 심히 긴장되고 있으니. 

가까이 있었다면 긴장을 완화하는 약을 드리거나

차를 우려드리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긴장 푸시길 바랍니다.

 

(화운랑, 사담이 너무 긴 것 같은데.

···한 줄 쓴 무원랑한테 듣고 싶지 않은데.

······. 됐다 진짜로. 네가 그렇지 뭐.)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은 잘 볼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동안 하시던 노력이 있는데, 충분히 그에 맞는

결과를 받으실 겁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으니까. 마음을 충분히 다스리고, 

평온한 심신으로 시험에 임하시면 최고의 결과를

내실 수 있습니다. 세상에 자기자신 말고

누구 믿을 게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말이 길어졌네요. 이만 줄입니다. 

최상의 하루 보내십시오.

 

 

주작성도, 화운華雲

 

 

 

 

어쩌다보니 제가 가장 마지막에 쓰게 되었네요. 

진림이라고 합니다. 현 화랑도의 국선이자, 

금륜의 수장··· 

 

(진림, 그건 빼도 좋을 것 같은데. 

역시 너무 과한 소개였나요? 

아무래도 그런 편이지···.)

 

어쨌든 제가 가장 마지막인 탓에 할 말은

앞선 수장님들과 설영랑이 다 한 것 같지만, 

어쨌든 천천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시험이라니, 긴장 많이 되실겁니다. 

주변에서 격려해주고 위해준들 어딘가

허하겠지요. 그렇지만 허한 감정은 잠깐에

불과합니다. 실낱같은 바람이 큰 나무를

어떻게 흔들겠습니까. 

 

당신은 나무입니다. 

거목은 한낱 바람에게 흔들리지 않지요. 

시험은 잠깐 부는 비바람일 뿐입니다. 

아무리 거세게 휘몰아쳐도, 결국 당신은

버티고 이겨내어 승리하게 될 겁니다. 

그것은 당신도 원하고, 저도 원하고, 

화랑도 전체가 염원하는 것이니. 

여러 사람의 말은 힘이 있다고들 합니다. 

하물며 저희같은 영력이 있는 화랑도가

같이 기원하니 어떻게 잘못될 수 있겠습니까. 

다 잘 될 겁니다. 간결하게 하고싶은 말만

하려고 했는데 어찌 애매한 분량이

되어버렸네요. 저도 이만 줄이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금륜명도, 국선 진림眞林

 

 

 

 

밤 깊은 어느 날, 

신라의 작은 바람이 달빛과 구름을 타고

스물스물 넘어옵니다. 

 

당신의 머리맡으로, 가슴 속으로, 

그렇게 천천히 스밉니다. 

그들의 바람이 곧 우리의 바람이고, 

우리의 바람이 곧 그들의 바람이니

서로 통하는 뜻이 있어 당신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린 할 수 있을겁니다. 

누군가 그렇게 빌었으니까요. 

아주 간절하게 빌고 있으니까요. 

달과 별이 다 스러지는 시간에도.

 

 

많이 떨리는 것을 우리는 전부 다 자세히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 깊이 전합니다. 

괜찮을거라고. 항상 시련을 이겨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으니까요. 

무거운 천장을 치우고 한 층 더

위로 올라가는 당신들을 응원합니다.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당신들에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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